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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은 곡식 가루와 물로 된 반죽을 굽거나 찌거나 튀겨서 만든 음식이다. 영국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서는 “밀가루와 물로 만들어진 반죽을 구워서 준비한 일반식”이라고 정의함으로써 구운 것을 빵으로 규정하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밀가루를 주원료로 하여 소금, 설탕, 버터, 효모 따위를 섞어 반죽하여 발효한 뒤에 불에 굽거나 찐 음식, 서양 사람들의 주 음식”으로 정의하고 있어 찐 것도 빵으로 분류한다. 요즘은 밀가루가 아닌 쌀, 옥수수, 보리, 감자 등 다른 곡식의 가루로도 만들면, 밀가루가 아닌 곡식으로 만든 것도 빵으로 포함시킨다.
한국말 빵은 포르투칼어 팡(pao)이 어원이다. 포르투칼어 팡이 일본으로 전래되면서 일본으로 팡(パン)으로 표기되었고, 이 말이 일제 때 들어와 빵으로 정착한 것이다. 개화기 초창기에는 서양에서 온 사람들이 빵을 구워 팔았고 이때는 중국어 표현인 면포(麵?)’라는 이름으로 불렀으나, 이후 일본인에 의해 제과 제빵점이 문을 열면서 빵이란 말이 대중화되었다.
빵의 어원인 포르투갈어 팡(pao)은 스페인어로도 팡(pan), 프랑스어로 팡(Pain)으로 부른다. 이 말은 그리스어인 pa, 라틴어인 panis에서 기원한다. 영어 브레드(Bread)의 어원은 고대 튜튼어인 Braudz(조각)에서 유래한다. 이 말이 게르만어의 Bread, Brot, Brood로 변화했고, 최종적으로는 독일어로 Brot, 영어로 Bread, 네덜란드어로는 Brood라고 부르게 되었다. Braudz 낱말은 ‘양조하는 것(brewing)’ 또는 ‘깨다(break)’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빵은 신석기 시대부터 만들어왔다. 초기에는 발효가 안 된 무발효빵을 먹었으나 요리실험을 하는 과정 또는 우연히 발효 효과를 찾아낸 후로 발효빵이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측한다. 석기 시대에는 무발효빵을, 메소포타미아 시대에도 납작한 무발효빵을 만들었다. 이집트 시대에 효모에 의한 발효된 빵 제조가 시작되었으며 오븐 안 쪽에 반죽을 붙여서 굽는 방식이 대중화된다. 이후 그리스 시대에 빵의 제법이 유럽으로 전파된 후로 다양한 제과 제빵 기술이 발달해 현대에 이른다.
초기의 빵은 재료에 따라 먹는 대상이 달랐는데 사람은 일반적으로 밀로 만든 빵을 먹었으며 보리로 만든 빵은 주로 군마(軍馬)가 먹었다.
한국에 처음 빵이 전해진 것은 서양 선교사들에 의해서다. 1885년 4월에 선교사 언더우드와 아펜젤러가 한국에 들어와 만든 빵을 한국 최초의 빵으로 본다. 서양인이 자신들의 식사용으로 만든 빵이 아니라 대중에게 판매함으로써 일반인이 빵을 접하게 된 시기는 정동구락부부터로 본다.
1902년 서울 정동에 러시아공사의 처제인 손탁이 ‘손탁호텔’을 세우는데, 호텔 안에 한국 최초의 커피숍인 ‘정동구락부’가 문을 연다. 정동구락부에서는 커피 외에도 빵과 양과자를 판매했는데, 당시 이곳에서 만들어진 빵은 중국식 용어인 ‘면포’로 불렀다. 카스테라는 눈처럼 희다 하여 ‘설고(雪羔)’라고 불렀다.
이후 일본인이 만든 성관호텔, 명차옥, 모리나가제과점, 청나라인의 안합호, 프랑스인의 세창양행, 조선인의 청다옥 등에서 제과 제빵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일반 국민에게 빵이 알려지기 시작한 시기는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의 양과자점들이 다수 문을 열면서부터다. 이때 만든 단팥빵, 크림빵, 소보로빵, 술빵 등은 빵은 본고장인 유럽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일본식 빵으로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해방 후 일본 빵집에서 기술을 전수받은 사람들에 의해 빵집이 생겨났는데 ‘태극당’(서울 명동 1945), ‘뉴욕제과’(서울 명동 1945), ‘고려당’(서울 종로 1945), ‘영일당(서울역 1947), ‘독일빵집’(서울 동작구 흑석동 1952) 등이 유명 제과점으로 문을 열고 영업했다.
일제 강점기 때 문을 연 일본인들의 제과점은 업소명으로 끝에 ‘당’이나 ‘옥’ ‘상점’을 많이 붙였다. 한강로의 ‘동경당’ 초동의 ‘낭호당’ 충무로의 ‘송정송월당’ 충무로의 ‘명치옥’ 삼각지의 ‘산중옥’ 서울역의 ‘송정상점’ 남영동의 ‘호옥상점’ 드이 대표적이다.
이런 일본인 제과점 사이에서 1925년 봉래동에 ‘삼덕당’이 개업했는데, 이는 한국인에 의해 직접 운영되 최초의 제과점이다.
이후 ‘송죽당’ ‘복천당’ ‘동일당’ ‘상천상점’ ‘화춘상점’ ‘팔진옥’ ‘목촌옥’ ‘학옥’ 등의 한국인 제과점도 많이 문을 연다.
제과점의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제과점은 프랜차이즈 형태로 변신하기 시작했다. 1984년 신라호텔에서 분리한 ‘신라명과’를 비롯해 1986년에 샤니에서 만든 ‘파리크라상’, 1988년 크라운제과가 만든 ‘크라운베이커리’ 등이 프랜차이즈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이후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이 진출하면서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시대로 넘어가게 된다.
삼립크림빵은 상미당을 세운 허창성 회장이 만든 빵이다. 호 회장은 1945년 10월에 을지로에 ‘상미당’을 설립한다. 이후 1959년에 ‘삼립제과공사’로 바꾸고 1964년 동경올림픽 참관 때 일본의 제빵산업을 보고 크림빵 개발에 매진해 1964년에 한국 최초로 자동화 설비를 갖추 대량생산시설을 완성한 후 삼립 크림빵을 탄생시킨다. 이빵이 한국 최초의 양산빵이다. 삼립크림빵은 출시 이후로 엄청난 열풍을 일으키면서 대한민국의 대표 빵이자 간식이 되었다. 한국빵에서 판매 1위인 빵으로 2013년까지 17억 개가 팔린 빵이다.
단팥빵은 도쿄 긴자 '기무라야(1869년)' 창업자 기무라 야스베가 년 개발한 빵으로 서양 빵에 동양에서 친숙한 팥을 넣어 만든 빵이다. 특이한 사실은 기무라 야스베는 요리사 출신이 아니라 사무라이(무사) 출신으로 무사계급이 무너지면서 생계가 어려워지자 50이 넘은 늦은 나이에 빵집을 차리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기무라는 오랜 연구 끝에 1874년에 첫 단팥빵을 출시했고 대히트를 거두면서 150년 전통의 키무라야 역사가 시작된다.
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제빵 재료가 필요하다. 일제 강점기에는 제빵 재료 상당수가 일본에서 들어왔으며, 해방 이후에는 미군을 통해서 들어왔으나 제빵업체가 많아지면서 대량으로 재료 공급이 필요해졌다. 이에 따라 제당, 제분 업체도 크게 성장하면서 재료의 국산화를 시작하게 된다.
195년에 창립한 대한제분은 1953년에 국산 쇼트닝과 마가린을 처음 제조하며, 1957년에는 제일 유니버샬에서 국산 드라이이스트를, 1968년에는 생이스트를 생산한다. 1961년에는 서울식품과 롯데삼강에서 마가린을 생산하는 등 제빵 제과 산업의 성장에 맞게 재료산업도 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