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La Travi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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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노천극장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La Traviata)


비가 그치고 맑은 하늘 아래서 무대의 기회와 성장의 밑거름을 제공해준 축복

모사재인 성사재천(謀事在人 成事在天)이라고 비가 내리는 날씨는 인간이 어쩔 수 없어 첫날 6일 공연은 피아노2대의 반주로 한양대학교 노천극장에서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 첫 공연이 올려졌다. 작품을 올리기 위한 지금까지의 수고와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선 개인의 역량을 초월한 하늘의 도움이 절대적이다. 행위로서 음악적 완성을 결정하는, 더군다나 종합예술인 오페라는 막이 오르기 전까지는 절대 안심할 수 없다. 야외공연의 성사는 수많은 변수가 결정한다. 7일 오후, 비가 그치고 하늘이 개이면서 햇빛이 비치자 모든 이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환호성을 질렀을 테다.


커튼콜, 19세기 프랑스 파리를 상징하는 에펠탑은 1-3막까지 쭉 건재하다.


노천극장 입장을 위해 관중석 박에서 기다리던 중 공연장 테라스 박스석의 관악대에서 베르디도 아닌 말러와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선율이 흘러나왔다. 공연입장을 알리는 팡파르로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흉내를 내겠다는 건데 대기하면서 그저 자기들 하고 싶은 말러로 입술을 풀고 있다가 막상 입장 팡파르로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선율이나 모티브도 아닌 본 공연과는 전혀 상관없는 프랑스 작곡가 파울 뒤카의 'fanfare la peri'로 공연개시를 알리다니 007영화 보러왔는데 미션 임파서블 테마로 오프닝 크레딧이 열린 꼴이다.

오케스트라는 야외라는 제약으로 내내 불안했다. 악기 간 소리의 밸런스가 맞지 않았다. 마이크 설치로 스피커를 통해 나온 오케스트라 사운드는 이미 섬세한 오케스트레이션을 사전에 차단시켜 버렸다. 또한 목관악기의 소리는 실연이든 녹음이든 원래의 악기소리를 상당히 변색시킨 마치 전자악기 소리 같았다.

서곡에서 무용수가 나와 춤추는 우리나라 특유의 회귀한 풍토는 여전했다. 이런 식으로 학교 때부터 배우고 하니 그게 당연한지 알고 하나의 관례로 자리매김 할 거 아닌가! 그저 눈감고 차분히 시각적인 효과에 의지하지 않고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를 설레는 마음으로 음악으로 그려가면서 준비 할 순 없단 말인가!

1막은 전체적으로 모든 게 어수선했다. 배역과 배역끼리, 단상의 인물과 단하의 오케스트라 박스와, 목관악기와 현악기가, 연출과 합창 등이 서로에게 적응하고 맞춰가는 과정이었다. 비올렛타는 2막에 가서 저음의 제르몽에 의해 안정되며 각성되어 자신의 성량과 음색, 연기를 과시하기 시작했다. 주연을 맡은 3명의 학생들의 기량과 소리는 출중했다. 하지만 서로간의 앙상블에서 미숙함과 어긋남이 여과 없이 들어났는데 수평적인 흐름에서보다 수직적인 오르가눔의 결합의 인토네이션에서 더 어려움을 겪었다.


한양대학교 노천극장에서 열린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 공연, 한양대학교 음대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2010년 KBS홀에서 봤던 <라 트라비아타> 이후 근 10년만이다.
오페라는 민중의 풍습과 시대상을 반영한 일종의 마당놀이이자 오락이다. 지금 시대 사람들이 BTS나 아이돌 또는 뮤지컬 공연에 열광하는 이유는 음악 자체에 있기 보다는 첨단 디지털 기술의 복합체인 화려한 무대, 절로 경탄이 나오는 멋진 외모까지 갖춘 아크로바틱이나 칼군무, 현란함의 극치인 의상과 조명효과 등으로 순간적인 최면과 집단군중심리를 가격하는 자극성에 있다. 오페라도 그랬다. 섬세한 인물묘사와 내적갈등, 인물들 간의 심리적 동요 등이 어우러진 <라 트라비아타>에서 가장 연극적인 부분 다음의 2막2장은 가면무도회를 빙자한 관객들에게 릴렉스(relax)시간이다. 그래서 꼭 플로라 같은 캐릭터의 배역이 이태리 오페라에서 여지없이 등장한다. 까불고 놀면서 철부지 그 자체에 관객들이 동화되어 웃고 떠들고 즐거워한다. 무대에 올라오는 캐릭터 하나하나에 같이 몰입하는 드라마다. 그런데 그 시대의 유희가 지금은 과거의 전통이 되어 버려 시시하다. 비슷한 시기와 장소가 배경인 뮤지컬 <노트르담의 꼽추>만 보더라도 즉물적이고 압도적이다. 오픈월드의 MMORPG게임에 익숙한 사람에게 80년대 당시 최신 8Bit게임 즐기라는 격이다. 그래서 오페라가 시대공감에 어려움이 있다. 언어의 장벽은 언급할 필요도 없는 오페라 소통에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덤이다. 그건 3막 침실에 누워 죽음을 기다리는 처지의 비올렛타와 사육제의 활기 넘치는 소리의 대비로 이루어진 다면적인 연출을 고육지책으로 노천극장 한쪽에 대처한 것과 마찬가지다. 어쩔 수 없는 한계이긴 하지만 21세기 대한민국에서의 오페라의 본질을 다시 고민해 보게 만드는 장면들이다.


모든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대학 내에서도 여러 여건을 고려해 한양대가 현재 가장 이런류의 오페라 제작에 유리할 것이다. 또한 공연을 통해 얻게 되는 부수적인 효과가 상당할 것이고 그게 또한 공연의 목적이기도 하다.

오늘의 공연은 학생들에게 분명 좋은 기회이자 잊지 못할 추억이며 앞으로 음악가로서 성장하는데 큰 원동력이 될 것이다. 공연은 끝났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어린 나이에 노천극장이라는 야외무대에서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를 올렸다는 그 자체만으로 자부심과 자랑이 될 수 있겠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일단 한양대학교니 가능했고 학교라는 특수하고 모든 인프라가 갖추워진 환경이니 할 수 있었다. 민간오페라단은 그리고 기성음악인이 되어서는 이런 식의 야외오페라 진행을 하기가 힘들다. 몇 년 후에 또 한다는 보장이 없고 언제 또 야외오페라방식으로 오페라를 하거나 볼 수 있을지도 모든 게 미지수다. 한양 대 학생이니 이런 기회를 누릴 수 있었을 하나의 감사한 혜택일 뿐 우월감은 금물이다. 졸업하고 유학까지 갔다와 기성가수로 활동하게 되면 지금의 순간이 얼마나 큰 자양분이며 꿈같은 시간이었는지 알 것이다. 지금 내가 주역이 아니고 합창이라고 실망 할 필요 하나 없고 주역이라고 안주하면 안 된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모든 분야에 해당하는 대한민국의 고질적인 문제지만 겉멋 빼고 학생으로서의 기초를 다지는데 주력해야 한다. 무대에서 목소리 좋고 소리 잘 내는 가수양성이 성악과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레퍼토리 연마와 유명 아리아 정복, 외국노래만의 무분별한 답습보단 부디 시창&청음에 충실 하라! 무대에서 나만 스포트라이트 받고 소리로만 승부하면서 득음과 고음 내는 데에만 집착하지 말고 그래서 그런 선배들의 작태를 흉내 내고 본받지 말고 다른 이와 같이 노래 부르는 화합에 힘쓰고 노래와 음악이 주는 즐거움에 흠뻑 빠져라! 그리고 <라 트라비아타>를 한다면 같이 머리 맞대고 치열하게 캐릭터 연구와 시대상을 조사하고 토론하고 발자크를 읽어라!

오늘 공연은 내가 한 게 아니다. 우리가 같이 한 것이고 우리의 협동과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희생하신 부모님, 스승님들이 계셨기에 가능한 거였다. 그리고 학교 방방곡곡에 포스터를 붙이고 동선을 안내해주고 방석을 깔아주고 안전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해준 스탭들의 노고도 잊어선 안 된다. 그래서 오늘 공연 자체가 감사와 축복의 시간이다.



작성자 Composer SungYong-Won 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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