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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미 : 안녕하십니까 소프라노 김은미 입니다. 대한민국최초의 웹 메거진 [박경준의 스테이지]의 활약 잘 보고 있습니다. 음악계의 생생한 소식을 만날 수 있던 스테이지에 이렇게 인사 드리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며 초대해주신 박경준 선생님께 감사 드립니다.
김은미 : 저는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를 졸업하고 음악의 도시 오스트리아의 빈 국립음대 성악과와 동대학교의 최고과정인 마기스터Magister 과정으로 오페라과와 리트-오라토리오과를 졸업하였습니다. 음악의 도시인 빈은 그야말로 어느 곳을 가던지 우리가 늘 음악으로만 접하는 모차르트 베토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같은 유명 작곡가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도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 여러 나라에서 클래식 음악을 공부하러 오는 곳이지요 지금은 나눠져 있지만 북한에서도 음악을 하는 학생들이 많이 상주해있습니다. 특히 지휘과 친구들이 많은데요 개인적인 친분은 쌓을 수는 없었지만 빈 국립 음악대학교측이 주최한 특별 이벤트로 남북합동 연주의 소프라노 협연자로 함께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음악이라는 매개체로 남북이 한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하나 만으로도 가슴 벅찼던 순간이었습니다.
김건우 : 네 일단 이렇게 저희 선재오페라단의 프로파일러가 파헤치는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 그 황홀한 사기극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희 한국에서 30살까지 한국 공연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다 1999년 처음 유학을 위해 독일 베를린에서 시작하여 이후 3년 뒤 빈 국립음악대학교에 음악극 연출로 입학 이후 마지막 최고 학위까지 공부하였습니다.
기억나는 일은 흠 아픔이죠. 처음에는 그냥 가서 열심히 하면 될 거라는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갔지만 막상 현실은 유색인종에다가 모국어가 독일어가 아니니 학교의 문을 두들긴다는 것이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음악에서 지휘와 연출은 가장 권위있는 자리이고 지휘도 당연히 언어의 장벽이 크지만 연출은 언어로써 저의 생각을 다른 연주자들에게 이해를 시켜야 하는 작업이라 장벽은 어마어마 했습니다. 그래서 아픔이 가장 기억에 남는 군요! 하지만 많은 노력을 해서 그런지 유럽에서 가장 권위있는 빈 국립음악대학교 음악극 연출로 합격하였습니다. 그것도 유색인종 최초로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한국오페라 작품도 올리고 세계3대 오페라 하우스 중 하나인 빈슈타취오퍼에서 재 개관 50주년을 기념하여 아그네스 발짜, 연광철씨 등 세계적인 성악가들과 로엔그린이란 작품을 올리게 되었는데 연출부로 추천 받아 함께 작업도 했습니다.
김은미 : 저의 첫 오페라는 이화여자대학교 110주년 기념으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있었던 “헨젤과 그레텔”입니다. 공교롭게도 이 오페라로 오늘 이렇게 인터뷰하게 되었는데 그때는 그레텔 역이 아닌 마녀역으로 무대에 섰었습니다. 첫 무대의 신고식을 마녀라는 강한 캐릭터를 맡게 되어 대학교3학년의 어린 나이에 많이 고민하고 긴장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지도교수이시던 정복주교수님의 전폭적인 지지와 연출을 맡으셨던 장수동 선생님의 열정 넘치는 가르침이 있었기에 그 공연을 잘 마칠 수 있었고 제 평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작품 외에 사랑하는 역할이 있다면 가장 최근에 공연한 라보엠의 무젯타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겉으로는 화려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려고 오버하며 주위를 시끄럽게 하는 이런 안아무인 아가씨가 있을까 싶지만 그 안에 그녀의 사랑스러운 어리광스러운 순수함과 죽어가는 미미를 챙기는 따뜻한 마음은 이 시대가 필요한 인간미 넘치는 매력적인 여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건우 : 제가 오페라 연출부로 일을 시작한 것은 1992년부터입니다. 연세대학교 오페라 정기 공연이었죠. 다양한 작품을 하고 연출도 어린 나이부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첫 오페라 연출이라 하면 1997년 국립소극장 오페라 페스티벌 1회에 오프닝으로 오페라[결혼]과 [시뇨르델루죠]를 당시 최연소 나이로 연출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김은미 : 글룩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의 수잔나, 백작부인] [돈죠반니의 돈나안나, 돈나 엘비라] [코지 판 투테의 피오르딜리지] 푸치니 [라보엠의 무젯타,미미]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렛타] [리골렛토의 질다] 도니제티 [사랑의 묘약의 아디나] 창작오페라 [불량심청의 뺑덕어멈] [검은 리코더의 이목련역] 등…여러 작품을 했으며 지금도 새로운 작품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은 늘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특별히 저의 첫 데뷔작인 [헨젤과 그레텔의 그레텔역]은 언젠가 제가 한번 도전해 보고 싶은 역할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선재오페라단에서 기획하는 헨젤과 그레텔을 만나게 되어 공연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김은미 : 헨젤과 그레텔은 빈 유학시절 겨울이면 빈 폭스오퍼에서 시즌작품으로 늘 올려지는 작품입니다. 극중 과자로 변한 어린이들 역할을 빈 국립음대와 연계하여 학생들에게 무대에 서는 경험과 함께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곤 하는데 방학을 이용하여 항상 함께 하였습니다. 그때 본 헨젤과 그레텔의 느낌은 지극히 동화에서 보던 그 순수함 자체였으며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형제애를 발휘하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는 그런 역할이었습니다. 물론 그런 기본적인 캐릭터는 저희 공연에도 보여지겠지만 저는 특별히 이번 공연에서 조금 성숙한 정신연령의 그레텔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조금 현대적인 그레텔이랄까…하하 요즘 아이들이 예전의 아이들보다는 보고 들은게 많아 언어적인 발달도 굉장히 빠르고 생각도 성숙해지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더 이상 아이들을 그저 아무것도 모르는 천방지축 말썽쟁이라고 보기보다는 그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마음의 고민과 아픔을 품고 이해 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이번 그레텔은 원작 그대로의 순수함을 유지하되 헨젤에게 어떨 때는 누나 같기도 한 성숙한 여성상을 갖은 역할로 표현하도록 고민해보고 있습니다.
김은미 : 이번 공연이 대공연장이 아닌 중소공연장인 세종M씨어터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성악가들의 표정하나 숨소리 하나가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 될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성악가로서는 조금 부담스러운 부분이 아닌가 싶지만 좋은 공연을 위해 원어로 하는 공연이니만큼 좀더 정확한 발음과 자연스러운 느낌을 구사하기 위해 언어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역할의 나이가 어린 만큼 요새는 지나가는 아이들의 행동 하나도 놓치지 않고 관찰하려고 하는 중입니다. 나중에는 평상시에도 어린아이처럼 행동하게 되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지만요..^^ 그러나 이렇게 노력해야만 관객들에게 설득력 있는 노래와 연기를 보여 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건우 :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오페라로 발전했으면 합니다. 발전이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20세기 초에는 가장 발전되어 있던 종합예술 장르였습니다. 하지만 클래식이라는 단어를 쓰며 발전하려 하지 않은 거 같습니다. 그러면서 관객에게 외면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유하자면 무성영화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관객들은 놀라워했습니다. 하지만 2020년인 지금까지 무성영화로 형식으로 남아 있다면 관객들이 과연 지금처럼 환호할까요??? 이번 작품을 통해 고정화 되어있는 오페라 관념들을 무참히 깨 버릴 작정입니다^^
김은미 : 2020년 설날을 지나지 얼마 안되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여전히 각자의 자리에서 활약하는 여러 음악가들을 이렇게 편하게 스마트폰으로 만날 수 있게 해주는 스테이지의 역할이 새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악은 만국공통어로 누구에게나 감동을 줄 수 있는 유일한 매개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전 세계적인 어려운 시기에 음악가들의 노력이 몸과 마음이 지친 분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로 다가가 가치를 따질 수 없는 귀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음악을 사랑하여 스테이지를 구독하시는 독자분들께 특별히 음악과 함께하는 삶이 후회 없는 삶이었다고 고백할 수 있는 그런 멋진 삶이 되시길, 그리고 발행 이래 날로 발전의 발전을 거듭하시는 스테이지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김건우 : 전 세계 클래식 시장은 하향산업에 접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클래식음악에 열정을 가지고 활동을 하고 계신 박경준의 스테이지에 존경과 감사드립니다. 더욱 번성하여 우리 클래식시장의 활성화 역활을 톡톡히 하시리라 믿고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