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택 예술의 전당 사장 : 예술의전당, 코로나 속 '공연장 맏형' 역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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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택 사장 "예술의전당, 코로나 속 '공연장 맏형' 역할 하겠다"

최근 취임 1주년…펀드 기관 출자자 참여 등 성과
 코로나19로 최소 50억원 피해 추정…대책마련 분주 
"정말 프로페셔널만 살아남을 것"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유인택 예술의 전당 사장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4.12. misocamera@newsis.com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은 다 계획이 있었다. 그가 지난해부터 신경을 써온 '공연의 영상화', '레퍼토리 만들기 작업'은 국공립 공연장의 체질 강화와 위기관리에 필요한 요소라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세계적 재난을 누가 예상할 수 있었을까. 공연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시도가 자연스레 이런 초유의 위기 속에 돌파구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최근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유 사장은 "지금이 공연계에 최대 위기에요. 이런 세계적 재난에 대한 매뉴얼이 없었거든요. 작은 가게를 운영하든, 큰 기업을 운영하든 최소 2년은 적자가 나더라도 버틸 수 있게 비축해 놓은 것들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22일 16대 예술의전당 사장으로 취임해 최근 부임 1주년을 넘긴 유 사장은 그런 공연장의 역할에 대해 일찌감치 생각해오고 있었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로 공연의 온라인 중계가 주목 받으면서 '공연 영상화'가 화두가 됐다. 예술의전당은 유 사장 취임 전부터 공연의 영상화 작업에 신경을 써온 기관이다. 2013년 지역 문예회관과 영화관에 상영할 수 있도록 공연예술을 영상화해온 '싹 온 스크린'을 시작했다. 다만 온라인에는 공개해오지 않았는데, 이번 코로나19로 처음 온라인 스트리밍을 했다.

21회에 걸쳐 진행된 온라인 상영회는 누적 시청자수 6만3564명, 조회수 73만7621회를 기록했다. 특히 뮤지컬 '웃는 남자 60분 하이라이트'는 지난달 28일, 31일 두 차례 상영했는데 두 번째 상영 당시 조회 수 15만회를 기록했다.

유 사장은 다른 형태의 영상화 작업을 추가로 구상 중이다. 작년 9~10월 자유소극장에 대학로의 덕우기획과 손 잡고 올린 연극 '늙은 부부 이야기'의 영상화 작업이 보기다. 보통 공연영상은 카메라 각도를 다르게 해서 실황으로 담아낸다.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유인택 예술의 전당 사장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를 마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4.12. misocamera@newsis.com


유 사장은 "관객 입장에서 더 보기 좋은 공연영상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늙은 부부 이야기'를 통해 기존 공연영상을 뛰어넘는 편집을 시도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슬로모션 장면을 사용한다거나,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외부에서 촬영한 자연환경 장면을 '인서트 컷'으로 넣는 거죠."
사실 유 사장은 한국영화 '프로듀서 1세대'로 통하는 영화 기획·제작자 출신이다. 한국형 기획영화 제작의 효시 격인 '결혼이야기'와 '미스터 맘마'를 비롯해 '화려한 휴가' '너에게 나를 보낸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목포는 항구다' 등을 제작했다. 영화 제작사 기획시대 대표이사를 지냈고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창립을 주도했다.

"공연영상이 관객에게 어떻게 하면 더 생동감이 있게 전달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싹온스크린'을 해오며 저보다 공연영상에 대해 더 잘 아는 예술의전당 직원들도 '재미있다'고 했어요. 새로운 장르의 영화가 탄생할 수 있고, 잘 되면 부가수익도 낼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우리 예술의전당에게 궁극적인 것은 무대입니다. 다만 영화도 극장과 VOD로 나눠서 보는데 고민을 해보자는 거죠."

올해 예술의전당이 론칭한 '스페셜데이 콘서트' 시리즈는 유 사장이 고민 중인 콘서트홀 문턱 낮추기와 함께 공연장 레퍼토리 보유와 맞물린다. 이 시리즈 첫 번째 음악회로 지난 2월14일 콘서트홀에서 펼쳐진 '발렌타인데이 콘서트'에는 정재형, 남성중창그룹 '포르테 디 콰트로'가 출연해 호응을 얻었다.

같은 달 23일 IBK챔버홀에서 열린 콘서트 드라마 '굿모닝 독도'는 클래식 음악과 클래식홀을 보다 가깝게 느끼도록 스토리텔링과 음악을 결합했다. 다음달 9일 열 예정인 어버이날 기념 '효' 콘서트 역시 이 시리즈의 하나다.

"정통 클래식이 유지되고 발전을 해야 하는 것은 맞아요. 하지만 아직까지 마니아가 접하니 다른 트랙도 만들어야 하죠. 손열음, 조성진, 조수미 같은 톱 클래식 스타의 무대를 잘 즐길 수 있게 환경을 만들고, 스페셜데이 시리즈처럼 클래식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편히 공연장에 올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필요합니다."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유인택 예술의 전당 사장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4.12. misocamera@newsis.com


유 사장 역시 "공연계 맏형으로 전당이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예술의전당은 이달 말 자유소극장에서 연극 '흑백다방', 5월에 키즈 오페라 '푸푸 아일랜드'를 선보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바로 실행할 수 있게끔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이다. 12일에 개인 연주자가 음악당 리사이틀홀을 대관해서 공연을 하는데, 이를 앞두고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각종 시뮬레이션을 했다.

사실 서울대 제약학과를 졸업한 유 사장은 누구보다 건강 문제에 민감하다. 그래서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해서 공연을 한다고 해도 각종 안전을 위해 더 신경을 쓰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코로나19 감염경로는 크게 비말 감염, 접촉 감염이 있어요. 비말 감염의 경우 마스크를 쓰면 예방이 가능하죠. 공연장은 관객들이 앞만 보고, 말을 하지 않잖아요."

하지만 많은 관객은 여전히 어디서 어떻게 감염이 될지 모른다는 심리적 위기감이 크다. 유 사장은 "접촉감염의 경우 관객이 문고리 등을 잡지 않을 수 있도록 문을 모두 열어놓거나, 티켓 수표 작업을 할 때 찢어서 확인하는 대신 눈으로만 확인하면 위기감이 덜해지죠. 띄어 앉기를 해도 BEP(손익 분기점)를 맞출 수가 있어요. 출연자, 스태프를 사이의 안전을 위해 신경 쓰는 것도 당연하죠. 물론 이런 부분도 생활 방역 체제로 돌입했을 경우의 이야기입니다."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유인택 예술의 전당 사장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를 마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4.12. misocamera@newsis.com


유 사장이 문화계에 발을 들인 것은 무대를 통해서다. 제약학과 시절부터 연극반 활동을 했고, 연우무대 사무국장 등을 거쳤다. 뮤지컬계에서도 활약했다. 청강문화산업대학 뮤지컬스쿨 교수를 지냈고 부산 동서대학교 뮤지컬학과와 산학협동으로 창작뮤지컬 '구름빵'을 제작했다. 세종문화회관 산하 서울시뮤지컬 단장도 역임했다. 이후 대학로 동양예술극장 대표로 자리를 옮겨 연극을 비롯,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였다.

특히 '구름빵' '화려한 휴가' '마법 천자문' '광화문연가' 등의 뮤지컬에 펀드매니저로 참여하기도 했다. 기획·창작·제작 활동 경험, 투자·자금 운용 등의 경영 능력을 거듭 강조하는 유 사장은 CEO를 자처한다. 한국 첫 문화콘텐츠 벤처캐피탈인 아시아문화기술투자를 설립한 펀드 매니저이기도 한 그는 과거에 한국 영화제작가협회·한국뮤지컬협회와 함께 '시나리오 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예술의전당이 220억원 규모의 '일신 뉴코리안웨이브 3호 투자조합'에 기관 출자자로 참여하는 데 앞장섰다. 한국모태펀드, 서울산업진흥원 등도 기관출자자로 참여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공연산업 진흥을 위해 조성한 투자조합이다.
올해 초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 연극 '여자만세2'가 펀드를 통해 제작비 일부를 조달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총 2억2000만원의 제작비 중 절반을 펀드를 통해 충당했다. 강릉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등의 성과로 13%의 수익률을 냈다. 코로나19로 연기되기는 했지만, 진주와 부산 등에서도 이 공연을 초청했다.

유 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예산의 어려움이 있지만 민간 재원을 끌어들이면 더 많은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른 공공극장에서도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지속적으로 출자가 가능하다면 예술가들의 활동 영역이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코로나19가 공연계에 큰 전환점이라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 같다"는 얘기다.

"더 단단해지는 한편 자연스런 구조조정이 일어나지 않을까 해요. 정말 프로페셔널만 살아남을 겁니다. 그렇지 않은 부분도 많았잖아요? 예술 수요층에게 실망을 많이 줬죠. 아울러 지속 가능한 콘텐츠와 레퍼토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겠죠. 그동안 예술은 비영리, 비상업적이라는 인식이 강했어요. 그런데 코로나 19 속에서도 명품산업은 끄떡없습니다. 예술도 체질을 바꿔야 하죠. 악순환의 생태계가 선순환이 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글 뉴시스 이재훈기자 realpaper7@newsis.com
buona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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