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쟁이와 마법’ 연출가 장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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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연출가 장누리


모리스 라벨 Maurice Ravel의- 개구쟁이와 마법(원제: L’enfant de les Sortieges)
서울오페라앙상블 가족오페라



스테이지 : 안녕하세요 연출가 장누리선생님 저희 스마트 메거진 [스테이지]의 독자들에게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장누리 : 안녕하세요. 스마트 매거진 [스테이지] 독자 여러분. 7월 17일 부터 19일 까지 구로아트밸리에서 관객여러분을 만나뵙게 될 라벨의 가족오페라 [개구쟁이와 마법]의 연출을 맡은 장누리입니다. 지면 매체의 위기와 코비드-19 사태로 언택트가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는 이 시대에 문화와 음악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을 만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인 스마트 매거진 [스테이지]와 인터뷰 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현 코비드-19 사태는 이를 극복하고 위기를 맞은 산업에 대한 지원과 구제 방안에서 가장 변두리로 밀려난 공연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예술가, 제작자, 스텝들 뿐 아니라 문화를 향유하고자 하는 독자와 관객 여러분에게는 암흑처럼 느껴지고 출구가 보이지 않는 터널 처럼 보일 것입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관객여러분을 만나뵙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루 하루 확진자 추세를 살피고 새로운 국가 정책과 방향에 주목하면서 관객 여러분을 직접 만날 생각에 전 출연진과 스텝들은 하루 하루 기쁜 마음에 연습에 임하고 있습니다.



스테이지 : 이번 서울오페라앙상블이 준비하는 [개구쟁이와 마법] 어떤 오페라입니까?

장누리 : 라벨의 오페라 [개구쟁이와 마법](L’enfant et les Sortileges)은 1925년 몬테 카를로극장에서 초연된 오페라입니다. 세계 1차 대전 기간 중 희망을 노래하기 위해 파리 오페라가 훗날 노벨문학상을 받게 되는 작가 콜레트 (Colette)에게 우화 발레 (Fairy Ballet)곡의 극작을 위촉하게 됩니다. 그녀의 글은 라벨을 만나 발레곡의 요소를 간직한 오페라의 형식으로 발전합니다. 현대음악적 요소와 아름다운 무용곡의 선율에 콜레트의 재기발랄한 상상력이 만나 세계 1차 대전으로 상처받은 어린이와 가족들을 위로하는 가족오페라로 탄생한 것입니다. 이는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이 아니더라도 각박한 현대, 소통이 단절된 시대인 오늘날의 어린이들과 가족들에게 감동과 위로를 전할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나라, 서울의 아파트 숲에서 자라고 학원을 다섯 개 이상 다니는 오늘날의 아이로 설정하여 학원, 공부의 스트레스를 받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공감을, 이런 시기를 거치고 성장한 성인들과 아이들에게 어쩔 수 없이 공부 스트레스를 줄 수 밖에 없는 부모들에게는 아이들을 이해하고 함께 즐거워할 수 있는 유쾌한 소동극으로 기획하고 있습니다. 또 어려운 외국어 원어로 공연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시대와 상황에 맞는 한글 번역으로 오페라를 어려워할 필요없이 누구나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입니다. 3분-5분 가량의 아리아, 듀엣, 합창, 춤 곡 등으로 이루어진 옴니버스식 구성이 영상, 의상, 환상적인 무대 구성과 어울려 훨씬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집중력을 높일 수 있고 한층 더 쉽게 공연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스테이지 : 서울오페라 앙상블이 구로아트벨리 상주단체로서 라벨의 개구쟁이와 마법을 준비하게된 동기는 무엇일까요?

장누리 : 서울오페라앙상블은 지난 4년간 구로아트밸리 상주단체로 활동하며 오페라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로아트밸리와의 4년간의 협업을 통해 쌓아온 신뢰와 노하우는 오페라 공연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구로, 서울 서남권 지역에 클래식 음악, 오페라의 소개와 흥미 유발의 씨앗을 심고 싹을 틔우고 있습니다. 오페라의 대중화라는 서울오페라앙상블의 목표와 서울시, 구로구, 구로아트밸리의 구민들이 쉽게 즐길수 있는 문화, 구민들의 삶의 질의 향상과 문화도시 구로를 만들기 위한 공동의 목표가 만나 장기간의 투자, 노력, 협력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노력한 과정이자 올해, 특히 코로나 사태로 학교도 가지 못하고 집에서 괴로웠을 어린이들과 그 가족들을 라벨이 세계대전 전후의 가족들을 위로하였듯, 우리도 우리의 아이들을 오늘날의 이야기로 위로해보려고 합니다. 늘 아이들의 웃음 소리로 가득했던 구로아트밸리 앞마당, 힙합 연습하던 청소년들의 연습실이 기꺼이 되어 주던 구로아트밸리의 구석 구석이 다시 아이들의 음악 소리와 웃음으로 가득차기를 소망하며 그 희망의 작은 불씨를 가족오페라[개구쟁이와 마법]으로 쏘아올립니다.



스테이지 :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재미있는 일이나 힘든 일이 있다면 어떤 점이 있습니까?

장누리 : 누군가 저희 연습실 문에 귀를 대고 듣는 다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무슨 언어를 쓰는지 알지 못할 겁니다. 스페인 출신 지휘자 Unai님과 토론할 때면 영어, 스페인어, 한국어, 이태리어, 독일어 모두 한 데 섞여 우리만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가 만들어지고 의성어가 넘치는 가사와 현대음악은 우리가 쉽게 접해 오던 클래식 오페라들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연습실에선 손짓 발짓, 콩클리쉬, 잉글리쉬 등이 난무하지만 공연에 대한 열정과 작품에 대한 애정으로 한 마음으로 관객 여러분을 만나기 위해 달려가고 있습니다.연습을 하다가 가끔 평소보다 숨이 차고, 피곤해지는 것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현 코로나 사태로 출연진 모두가 최대한 마스크를 쓰고 연습에 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 개인 위생과 타인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관객여러분을 만나뵙는 날 까지 우리 모두 건강히, 무사히 지내길 간절히 바랍니다. 극장에서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뵙겠습니다.



스테이지 : 관객들이 오페라 [개구쟁이와 마법]을 더욱 재미있게 보기 위한 연출자로서의 팁을 주신다면요?

장누리 : 가족오페라를 표방하고 있으나 다양한 영상 매체, 공연물을 접하며 성장해온 오늘의 아이들의 높아진 눈높이에 부응할 수 있도록 간결하지만 세련된 세트와 소품, 영상 등으로 무대를 꾸밉니다. 아이의 방 안의 물건들이 아파트 놀이터에 사는 곤충과 동물들이 어떻게 사람처럼 걷고 말하게 되는지, 한정된 공간 안에서 여러가지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노래하는 이야기, 분위기를 어떻게 전달하는 지를 지켜봐주세요. 일반적인 서양 언어로 공연되는 오페라가 아니라 오늘의 언어, 우리의 언어로 번역, 번안된 가사에 귀기울여주세요. 자막을 열심히 쫓아가야 할 필요없이 우리말이 라벨의 현대음악을 만나 얼마나 아름답게 표현될 수 있는지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보이지 않는 무대 뒤에서는 8명의 성악가들이 30여개의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8명으로 꾸려진다고는 믿어지지 않을만큼 유연하고 부드러운 진행과 역할에 따른 성악가들의 각기 다른 움직임과 표현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롭게 관람하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스테이지 : 연출가 장누리선생님의 오페라에 대한 철학과 앞으로의 계획과 비젼을 듣고싶습니다

장누리 : 제가 오페라라는 장르가 있다는 사실과 그 산업에 연계된 다양한 직업군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오페라 연출이라는 꿈을 가지게 된 것 모두 어릴 적 부터 공연과 오페라를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어릴 적 내용도 언어도 몰라 꾸벅꾸벅 졸기를 반복했지만 서서히 음악의 아름다움과 뮤지컬, 연극, 영화와 다른 오페라만의 아름다움에 감동하고 그 아름다움을 동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육성과 오케스트라의 음악이 주는 울림과 무대, 무용, 영상 등으로 한정된 텍스트 안에서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오페라를 평생 업으로 삼고자합니다. 이런 경험을 더 많은 아이들이 접할 수 있도록, 다음 세대를 육성하고 오페라를 한국에서도 쉽게 향유할 수 있고 접할 수 있는 장르로 만들수 있는 방법은 교육을 통해서만 실현 가능하다고 믿고, 어린이 오페라, 쉬운 오페라 공연을 더 많이 연출, 제작하고자 합니다.공연 포스터를 길에 붙이고 무대 위의 먼지를 쓸고 못을 줍는 것 부터 시작하여 대학 졸업 후 이태리로 유학을 떠나 밀라노 SDA 보꼬니 경영전문대학원에서 공연예술경영 석사를 획득 후 스칼라 아카데미, 피콜로 떼아트로를 거쳐 밀라노 스칼라 극장 무대감독부에서 인턴, 무대조감독을 거쳐 동양인 최초 스칼라극장 무대감독을 역임했습니다. 무대감독부를 지원했던 이유는 누구보다도 낮은 자리에서 무대를 만들고 구성하고 채우는 과정을 하나하나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남들보다 언어도 능력도 특출나지 않았던 저를 무대조감독, 무대감독까지 할 수 있게 해준건 누구보다 먼저 극장에 도착하고 부족한 언어 능력을 극복하고 새로운 언어로 무대 용어들을 익히는 노력, 무대와 그 안 팎의 인원들을 진심으로 살피는 능력을 높게 샀기 때문입니다.

오페라란 예술의 특성은 한 사람의 특출한 능력보다는 그 무대를 만들고 그 무대를 채우는 다양한 인물들을 하나의 방향과 목표로 아울러야하는 예술이라 믿습니다. 무대감독, 조연출, 연출, 어떤 역할을 맡더라도 맡은 역할을 진심을 다해 행하고 그 구성원을 진심으로 여기며 무대 안 팎, 그 기획의 단계, 마무리, 청소까지 모든 부분을 이해하는 연출이 되고자 합니다. 이태리 스칼라 극장 무대감독 역임 후 쿠웨이트 오페라 하우스 개관 멤버로 초청되어 극장 매니저, 무대감독으로서 극장문화, 서양음악 공연이 전무하던 쿠웨이트에 극장 관리, 운영 방식을 고안하고 무대 운용의 틀을 만들어 극장문화 발전에 기여했습니다. 이는 새로운 문화권에 오페라, 클래식 음악을 전파한다는 사명감 뿐 아니라 어느 문화권, 언어권에서도 성별의 차별, 인종의 다름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얻게되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이태리, 쿠웨이트, 영국 등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어떠한 어려움에도 굴복하지 않고, 꿈과 비전을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펼칠 수 있는 용기를 얻어 끊임없이 다양한 환경에서 공연과 오페라 제작환경에 들어가고 우리의 공연과 오페라를 세계적로 뻗어나갈 수 있는 도구가 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개구쟁이와 마법]을 마치고 다시 영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으나 현 코로나 사태로 유럽, 특히 영국의 모든 극장들이 회의론을 펼치고 있어 다음 일정이 불투명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당분간 한국에 머무르며 다음 작품을 구상하고 향후 행보를 모색할 예정입니다.



스테이지 : 저희 스테이지에서도 장누리 연출님과 오페라 [개구쟁이와 마법]에 응원을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발행인 박경준
편집부 buona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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