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썸남 박경준의 오페라 산책 : 토스카(TOSCA).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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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토스카] G. Puccini



극적 구성의 오페라


[토스카]은 1800년 6월의 로마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통일국가가 아닌 여러 도시국가였던 이탈리아 로마는 정치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도시였다. 당시 로마는 이탈리아 공화 정부가 무너진 뒤 나폴리왕국의 지배를 받을 때였고 여기에 반대하는 공화주의자들이 저항하던 곳으로, 정치적으로 친 나폴리파인 왕당파와 친 프랑스파인 공화주의파가 대립하던 시기이다. 사실은 이보다 앞선 1798년 2월 나폴레옹이 이탈리아와의 전투에서 승리하면서 프랑스 군대가 로마에 들어왔다. 이어서 이듬해 나폴레옹이 이집트 원정을 떠나자 프랑스에 반대하던 러시아, 영국, 오스트리아가 연합해서 로마를 공격했다. 한편 새로운 왕조가 들어선 나폴리는 로마를 공격해서 점령하고 로마를 지지하던 세력들을 탄압하기 시작했다.

이탈리아는 1861년 사르데냐 왕국으로 통일될 때까지 여러 나라들의 침입을 받았는데, 특히 프랑스 대혁명 후 통령이 된 보나파르트 나폴레옹 1세가 1798년 2월 이탈리아와의 전투에서 승리하면서 프랑스 군대가 로마에 들어왔다. 이후 이탈리아 전역이 나폴레옹 체제하에 있었다. 나폴레옹이 이탈리아로 들어와서 공화국을 선포한 다음 자신을 대신해서 로마를 이끌어갈 정치인을 전면에 내세웠는데 그런 종류의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본 오페라에 등장하는 토스카의 애인인 카바라도시 같은 공화주의자들이었다. 이전까지 로마는 나폴리의 왕 페르디낭트 4세와 카롤리나 왕비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 (카롤리나 왕비는 오스트리아의 마리아 테레지아 여왕의 동생으로 프랑스 부르봉 왕가의 왕과 결혼한 상태였다.)

그들은 [토스카]의 1막에 나오는 성 안드레아 델라 발레 성당 부근의 나폴리 대사관인 파르네즈 궁전에 기거했었는데, 2막에 등장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3막의 배경은 바티칸 어귀에 있는 성 안젤로성이다.

이듬해 1799년 나폴레옹이 이집트 원정을 떠나자 프랑스에 반대하던 오스트리아, 러시아, 영국이 연합해서 로마를 공격하였고, 그 여세를 몰아 나폴리의 카롤리나 왕비와 그 추종자들이 로마를 탈환하게 된다. 이때 로마를 되찾은 왕당파들이 카바라도시 같은 공화주의자들을 숙청하게 되는데 여기에 앞장섰던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토스카에게 살해당하는 스카르피아 같은 사람으로 로마의 비밀경찰이자 치안 책임자이다.
당시 로마의 비밀경찰들은 막강한 권세를 누리면서 반대파들을 잡아 고문하고 처형하는 무법천지의 시기였다.

[토스카] 2막에서 스카르피아가 탈옥한 정치범인 안젤로티를 잡기 위해 그를 숨겨준 친구 카바라도시를 잡아다가 고문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스카르피아의 부하가 급히 달려 들어와 마렝고 전투에서 멜라스가 패하고 나폴레옹이 승리했다고 전한다.
전제주의 세력이 승전할 것으로 믿고 있던 스카르피아는 이 소식을 듣고 사색이 되고, 카바라도시는 자신의 처지도 잊은 채 힘차게 ‘이겼다, 이겼다’라고 승리를 외치고, 자유의 기쁨을 노래한다. 또한 토스카의 만류에도 스카르피아에게 거침없이 저주한다.

이 대화에서 나오는 두 사람의 장군이 바로 마렝고 전투에서 프랑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와 오스트리아의 미카엘 폰 멜라스장군이다.



마렝고 전투

[토스카]의 배경인 마렝고 전투를 살펴보면, 실제 서양사에 있었던 전쟁이다. 장소적인 배경은 비록 이탈리아이지만 당시의 전쟁은 이탈리아가 아닌 프랑스와 오스트리아가 이탈리아 제노바 북쪽 45km 그리고 북부 알레산드리아에서 남동쪽으로 5㎞ 정도 떨어져 있는 지역에 있는 마렝고(Marengo) 평원에서 벌인 전투이다.

이탈리아는 1861년 사르데냐 왕국으로 통일될 때까지 여러 나라들의 침입을 받았는데, 프랑스 혁명 후 통령이 되면서 권력을 잡은 나폴레옹이 이탈리아에 주둔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던 오스트리아에 화친을 제안했는데 거절을 당한다. 그래서 직접 약 4만의 군사들을 이끌고 알프스 산맥을 넘어 밀라노를 거쳐 마렝고 평원에서 오스트리아 7만의 군사와 대치하게 된다.

당시 오스트리아군을 이끌던 사령관은 70세의 백전노장인 미카엘 폰 멜라스 장군이었는데 프랑스군이 보급로를 차단해 선제 기습 공격을 가해서 먼저 승기를 잡는다. 멜라스 장군의 지휘권 이양과 루이 드제장군이 이끄는 1만 군사의 혜성과 같은 등장으로 오스트리아군의 배후를 공격하면서 전세가 역전되어 오스트리아군의 반을 포로로 잡는 승리를 거두었다. 이 싸움에서 약 9,000명의 오스트리아병사와 약 4,000명의 프랑스병사가 전사하였으며, 마렝고 전투의 최종 승리는 나폴레옹이 이끄는 프랑스군에게 돌아가게 된다.

이 전투의 승리로 인해 뤼네빌화약을 맺어 프랑스는 이탈리아에서 오스트리아를 완전히 몰아내고 명실상부한 지배를 할 수 있었다. 물론 나폴레옹도 파리에서 그의 정치적인 영향력과 입지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됐고 이를 통해 그의 전성시대가 열리게 된다.
이처럼 나폴레옹을 중심으로 하는 프랑스가 자신들의 야심을 유럽 여러 나라들에 보이고 로마를 비롯한 이탈리아 반도 전체를 수중에 넣을 수 있었고, 나폴레옹의 명성을 전 유럽에 떨치는 계기가 됐던 마렝고 전투가 본 오페라의 배경이었다.

이 마렝고 전투의 승리와 함께 나폴레옹이 그날 먹은 맛은 영원히 잊을 수가 없다고 회상한 음식인 ‘치킨 마렝고(Chicken Marengo)’가 있다.

나폴레옹의 전속 요리사는 보급 마차가 도착하지 않아 원하는 음식 재료들을 구할 수 없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그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던 달걀 3개, 토마토 4개, 가재 6마리, 암탉 1마리, 마늘 조금, 그리고 브랜디를 조금 기름과 팬으로 요리를 개발했는데 나폴레옹을 비롯한 프랑스군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게 됐다. 이때부터 이런 종류의 닭고기를 ‘치킨 마렝고’라 부르게 됐다.



※이탈리아 음악학자이자 평론가인 로돌포 첼레티(Rodolfo Celetti)의 글을 소개한다.

로마를 무대로 한 연인, 애국자 그리고 경관들

오페라 토스카[Tosca]는 1800년 6월의 로마를 무대로 하고 있다. 사르두(Sardou)의 동명의 희곡을 대본 작가인 일리카(Illica)와 자코사(Giacosa)가 개작한 가극의 대본은 아주 치밀하다. 이야기는 1800년 6월17일 오후부터 시작된다. 작품의 경향, 등장인물들의 충동과 그들이 말하는 어떤 사실들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로마가 처해 있던 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먼저 밝혀둠이 필수적이리라.

1798년 2월, 나폴레옹이 이탈리아와의 첫 전투에서 승리한 뒤 프랑스 군대가 로마에 도착했다. 이로 인해 교황들의 권력은 땅에 떨어지고 마침내 그들은 로마 공화국을 공포하기에 이른다. 폐위된 피오 6세는 프랑스로 끌려가 1799년 8월29일 그곳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1799년 바로 그 해에 나폴레옹이 이집트 원정을 떠나자 프랑스에 반대한 오스트리아, 러시아, 그리고 영국의 연합 군대가 혁명적 열망으로 허약해진 로마를 공략했는데, 당시 로마는 정통 왕조주의자들에 의해 유지되고 있었다. 나폴리에서는 보르보네의 페르디난도 4세가 왕좌에 올랐고, 1799년 9월에 그의 군대는 로마까지 돌진하여 샹피오네(Championnet)장군의 프랑스 수비대를 추방하고 로마 공화국을 무너뜨렸으며, 공화국을 지지해 온 ‘자유주의자들’과 ‘탄광 당원들’, 그리고 ‘계몽사상가들’에 대한 손해에, 보복과 박해를 가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토스카, 카라바도시(Cavaradossi), 스카르비아(Scarpia), 안젤로티(Angelotti)가 가공의 인물들이라면, 그들이 빠진 음모는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며, 로마가 실제로 처했던 상황, 즉 나폴리가 로마를 점령하고 프랑스에 찬동하는 요소들과 자유주의적인 것들에 대한 학대 과정들을 나타내고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글 발행인 박경준
buona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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