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썸남 박경준의 오페라산책 : 토스카 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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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썸남 박경준의 오페라산책 : 토스카 IV




4. 사내는 교수대로 여자는 내 품으로


잠시 후 로마 치안 책임자인 스카르피아가 스폴렛타와 부경관들을 대동하고 이 성당으로 와서 소란 피우지 말고 가서 ‘주 찬미가(Te Deum)’을 준비하라며 모두 쫓아 보내는데 성당지기만 붙잡는다. 스폴렛타에게 구석구석 조사하라고 명하고 성당지기에게는 도망간 국사범에 대해서 따져 묻는다.

성당지기 바리톤 최정훈

기도실로 들어가는 문이 열려 있고 그 기도실에 아타반티 후작 부인의 문장(紋章)이 새겨진 부채가 떨어져 있는 걸 발견한 스카르피아는 카바라도시의 그림이 후작 부인임을 알아낸다. 이때 성당지기가 빈 음식 바구니를 발견하고는 배가 고프지 않다고 한 카바라도시의 말과는 달리 바구니가 비었다’고 스카르피아에게 알린다. 스카르피아는 그것을 안젤로티가 먹었다고 판단한다. 그때 토스카가 들어온다. 카바라도시에게 저녁 약속을 취소하러 성당에 온 것이다. 이때 스카르피아가 흠모해오던 토스카가 카바라도시를 찾는 모습을 보고 성수반이 있는 기둥 뒤로 몸을 숨기며, 스카르피아는 재빨리 뱀의 머리를 굴린다.

Farnese(파르네제) 궁

‘저 오텔로의 시기를 산 것처럼 토스카의 의심을 살 것은 이 부채로다!’라면서
토스카를 이용해 카바라도시와 안젤로티를 손에 넣을 작전을 세운다.

그는 토스카에게 다가가 오텔로의 이야고처럼 뱀같이 혀를 굴린다. “무대 생활 틈틈이 성당에 오는 그런 믿음을 가진 경건한 당신과 저 그림에 나오는 마리아 막달레나처럼 남자를 만나 사랑을 나누려고 성당에 오는 여자와는 같지 않소.”라고 말한다.
당황한 토스카가 “사랑이라니” 무슨 소리냐고 묻자 스카르피아는 후작 부인의 부채를 토스카에게 보여주며 속삭인다. “이게 화가의 그림 도구던가요?” 토스카는 “무슨 부채요?” “어디 있었소?” 라고 묻자 스카르피아는 저 “화가 발판 위에 있었는데, 누군가 사랑을 나눈 후에 증거를 남겨 놓고 간 것이오!” 말한다.

토스카는 그 부채에서 후작 부인의 문장을 확인하고는 “지난번에 카바라도시가 빨리 문을 못 연 이유가 이것이었어”라고 확신에 찬소리로 외친다.
그러자 스카르피아는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는 토스카를 보며 만족해하며 조소를 띄운다.
토스카는 자기들만의 사랑의 밀애 장소인 그 별장에서 그들의 모습을 생각하며 “이 배신자!”라고 후작 부인의 초상화를 보면 소리친다. “배신자! 짓밟힌 사랑의 내 보금자리! 기어이 잡으리라! 낸 맹세코 못 만나게 방해하리라!” 고 하자 스카르피아는 “여기는 성당”이라고 진정시키고 그녀를 위로하듯 부축하여 문까지 배웅한다.
카바라도시와 안젤로티를 체포하려는 스카르피아의 계략을 전혀 모르는 채로 토스카는 씩씩거리며 카바라도시의 별장으로 떠나고, 스카르피아는 부하들을 보내 토스카를 뒤쫓게 한다

오르간이 울리고 사제를 거느리고 추기경이 나타나, 제단으로 나가 군중에게 축복을 주고, 성가대는 ‘주 찬미가(테 데움)’을 노래한다. 한편 스카르피아는 결연한 의지로 “내 목적은 두 가지” “카바라도시는 교수대로, 토스카는 내 품으로!”라고 노래한다.
스카르피아는 ‘토스카, 너 때문에 나는 하느님까지 잊어버렸다!’고 외치며,
합창과 함께 ‘주 찬미가(테 데움)’을 노래하면서 여기서 1막은 끝난다.

스카르피아의 ‘테데움’ 바리톤 박경준

스카르피아의 ‘테데움‘
가라 토스카! 너는 나 스카르피아의 것이로다! 네 맘속에 시기의 불을 높혀 놓은 것은 나 스카르피아로다.

너의 의혹은 곧 나의 소망이로다!
나는 두 가지 목적을 가졌도다.
반역자 처단도 나의 할 일이나,
아, 승리 속에 웃는 그 눈을 보기 원하네.

내 품에 안겨 불타는 참사랑,
말하는 그를 보고 싶구나...

하나는 교수대로, 하나는 내 품에 오리라.
토스카, 널 위해 난 천당 버렸도다!

영원하신 우리 주를 모두 함께 찬양하세!

스카르피아를 통해서 우리는 19세기 당시 유럽인들이 생각했던 폭군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다. 사악한 스카르피아의 ‘성적욕망’이라는 폭군의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으며 거기에 자유를 위한 투쟁을 억압하는 모습이 덧붙여졌다.

폭군의 이야기. 월러 뉴웰


스카르피아는 어두운 권력의 힘을 이용해서 나폴레옹의 자유주의 사상에 대항하는 동시에 여주인공 토스카를 쟁취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인간이 얼마나 위험한지 생각해본다면 이 오페라는 다가올 20세기의 대사건들과 비교했을 때 그저 짤막한 서막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당시 유럽인들은 점점 늘어가고 있던 번영과 개인의 자유라는 열매를 마음껏 맛보고 있었던 것이다. 프랑스혁명이라는 극단적인 사건은 때때로 정치, 특히 혁명을 통한 정치와 관련된 모든 기대에 대해 실망과 환멸을 심어주기도 했다. 시인 워즈워스와 작가 실러가 그 좋은 예이다.
또한 근대 부르주아 세상을 완전히 파괴하면서 나타날 영원불멸의 새로운 세상을 더 간절히 기다리는 사람들도 나타났는데, 이들을 이끈 것이 순수에 대한 광적인 선동과 집착이었다. 마르크스는 플로레타리아를, 니체는 초인을 언급했으며, 1827년 ‘하이데거의 영웅’을 선택하는 국민에 대한 주장은 그대로 히틀러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폭군의 이야기. 월러 뉴웰 저 유진하 역 예문 아카이브 363~364 쪽



글 발행인 박경준
편집부 buona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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