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썸남 박경준의 오페라산책 : 토스카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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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준의 오페라 산책 : 토스카V



5.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토스카] 2막에서 마렝고 전투 패전 소식 때문에 스카르피아는 극도로 예민한 상태다. 스카르피아는 토스카에게 카바라도시를 구할 방법을 생각해보라고 권유한다. 토스카가 얼마를 내면 가능한지 거래를 제안한다. 스카르피아는 돈의 문제가 아니라고 답하면서, 토스카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며 성적 욕망을 드러낸다.



스카르피아의 아리아

여신같은 아름다운 그대여! 나의 마음은 온통 그대에게 빠져 버렸소.
그대의 눈물은 나의 맘 불타게 하고, 나를 미워하는 그 시선 오히려 귀엽소.
빠른 표범같이 나 그대에게 매어 달리리.
그대를 나의 것으로 만들기로 결심 했소. 당신은 나의 것!


스카르피아가 동물적인 욕망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이 대목부터 음악은 터질 듯 팽창되어 긴장을 더해 간다. 토스카는 스카르피아가 다가오자 깜짝 놀라 뒷걸음을 치며 도망간다. 북소리가 울린다. 죄수를 형장으로 끌고 가는 호송 북소리이다.

호송북소리로 토스카를 압박하는 스카르피아 바리톤 박경준 토스카 소프라노 정병화

스카르피아는 토스카에게 카바라도시의 목숨은 이제 1시간 밖에 남아 있지 않다고 말한다. 토스카는 몸도 마음도 지칠대로 지친 상황에서 사랑하는 애인의 목숨을 위한 유명한 아리아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Vissi d'arte, vissi d'amore)’를 노래한다.

토스카 소프라노 조현애



토스카의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며
나 남에게 해로움 주지 않았네.
불쌍한 사람
남 몰래 수없이 도와주었네.
항상 믿음 속에서 살며
성인들 앞에
나 정성을 다해 기도드리고
언제나 제단 앞에 고운 꽃 바쳤네.

나 고통 당할 때 어찌하여 이와같이
어찌하여 날 내버려두오?
성모님 위해 보석도 바치고
저 하늘 높이 거룩한 노래 항상 바쳤건만
나 고통 당할 때 어찌 하나님 나 홀로
어찌 이같이 날 내버려두오?


토스카는 무대 위에서 여왕이며 여신이지만 현실에서는 철부지 소녀와 같이 하늘을 원망한다. 그때 스폴레타가 들어와 “안젤로티가 발각되자마자 그 자리에서 자살했다”고 알린다. 카바라도시의 사형 집행준비가 되었다는 말을 듣고 토스카는 어쩔 수 없이 스카르피아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한다. 카바라도시를 살리기 위해서다.
토스카의 승낙을 얻은 스카르피아는 부하에게 “카바라도시를 처형하되 팔미에리 백작 때처럼 하라”고 둘만의 비밀스런 몸짓으로 지시한다. 거짓으로 총살 집행이라고 토스카에게 설명하면서 말이다. 스폴레타도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4시에 집행하기로 하고 나간다. 토스카는 가짜 처형식 이후에 자신과 카바라도시가 안전하게 로마를 빠져나갈 수 있도록 통행증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한다.

통행증에 서명하는 스카르피아 바리톤 박경준

스카르피아가 토스카를 차지할 기쁨에 들떠 통행증에 서명을 마치고 돌아서서 “토스카, 마침내 너는 내것이다”라고 그녀를 포옹하려는 순간, 토스카는 식탁에 놓여 있던 칼로 스카르피아를 힘껏 찌르며 외친다. “이것이 토스카의 키스다!”
스카르피아가 마지막 비명을 울리고 숨을 거두자 토스카는 자신의 손에 묻은 피를 닦고 통행증을 빼낸 뒤, 스카르피아 시신 좌우로 촛대를 내려 놓는다. 그녀는 벽에 걸려 있는 십자가 수난상을 내려서 시신의 가슴 위에 올려 놓는다.

십자가에 못박힌 그리스도의 상과 두 개의 촛대

※십자가에 못박힌 그리스도의 상과 두 개의 촛대
스카르피아의 살해는 사르두의 희곡 [토스카]에서 관객의 열망을 자극시켜 주는 강력한 극적 상황이다. 푸치니가 선택해낸 십자가상에 못 박힌 그리스도의 상과 촛대의 의식은 [토스카]에 있어서 관객들에게 가장 기다려지는 순간이다. 이 장면은 포스터 외에도 세 종류의 엽서로 만들어졌고, 이들 모두는 [토스카]의 초연 이후 출판되어 이탈리아에 널리 퍼졌다.


목동 소프라노 정서윤

사형집행관은 카바라도시에게 한 시간 남았다며 마지막으로 신부(神父)를 만나고 싶으냐고 묻는다. 카바라도시는 신부를 거절하고 사형집행관에게 반지를 빼주며 토스카에게 자기의 마지막 편지를 전해 달라고 부탁한다. 편지를 앞에 놓고, 카바라도시는 ‘별은 빛나건만(E luce le stelle)’을 부른다.

카바라도시 테너 김중일



카바라도시의 ‘별은 빛나건만’’

별들은 반짝이고 대지는 향기로운 밤.
저 화원문이 살짝 열리고 가벼운 발자국 소리났네.
그녀가 들어서면서 내 품안에 몸을 던졌었지
오, 황홀했던 입맞춤, 따스했던 애무
옷이 떨어지며 내 앞에 드러나는 그녀의 몸이 날 떨게 만들었지
사랑의 꿈은 영원히 사라지고, 절망 속에서 나 이제 죽게 되오!
아! 죽게 된 이 생애 귀함 이제 깨닫네!


카바라도시는 아리아를 마치고 얼굴을 감싸 쥐며 회한의 눈물을 터뜨린다. 그는 죽음 앞에서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다. 스폴레타와 통행증을 쥔 토스카가 등장한다. 토스카는 카바라도시에게 출국허가서를 보여주고 자초지종을 설명한다. 카바라도시는 스카르피아를 살해한 경위를 듣고는 희망의 2중창을 노래한다.


희망의 2중창

스폴레타와 경관들이 다시 등장하자 때마침 4시를 알리는 종이 울린다. 토스카는 카바라도시에게 “금과 보석 모두 넣은 마차도 다 준비했어요.”, “공포탄을 넣은 총으로 당신이 거짓 총살을 먼저 당해야 해요.”라고 설명해준다. 첫 번째 총성이 울리면 자연스럽게 쓰러지라고 말한다. 총성이 울리고 카바라도시는 쓰러진다.

카바라도시 처형장면
토스카는 스폴레타와 경관들이 사라지자 카바라도시를 흔들어 깨운다. 그러나 그는 피를 흘리며 숨이 끊어져 있었다. 교활한 스카르피아는 죽기 전까지 그녀를 속이고 약속과는 달리 진짜 총알이 장전된 총을 사용했던 것이다. 울부짖는 토스카 앞에서 스카르피아가 죽은 걸 알게된 부하들이 토스카를 체포하려고 서둘러 처형장으로 올라온다.

카바라도시의 죽음으로 울부짖는 토스카

스폴레타가 토스카에게 “스카르피아의 목숨 값을 톡톡히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ㅤㅉㅗㅈ아오자 토스카는 ‘천사의 성’ 꼭대기 난간에서 도망치듯 공중으로 몸을 날린다. 그때 외치는 토스카의 마지막 대사는 이렇다.

“오 스카르피아, 하늘(심판대)에서 만나자!”



글 발행인 박경준
사진 강희갑
buona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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